1차 3

레이티 슈니블리에게

*1부 이후~2부 시작 전 시점입니다. 레이티 슈니블리에게 우선 메리 크리스마스, 레티. 얘기했던 대로 올해 크리스마스도 같이 보내게 됐네. 아직 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으니까, 미리 인사해두는 거라고 생각해줘. 작년 크리스마스까지만 해도 친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올해는 이렇게 너를 위해서 펜을 들고 있다니.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본 게 5년은 더 된 일인 거 같은데 말이야.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거라는 게 맞나 봐. ...이제 사람만의 일은 아닌가. 네겐 고마운 일이 많은데 말로 하기가 어려워서 편지를 쓰기로 했어. 눈치챘어도… 모르는 척 해주기야. 애초에 내가 어떻게 널 완벽하게 속일 수 있겠어. 처음으로 임무를 받았을 때는 누가 동료가 되든 상관 없을 ..

1차 2021.12.24

글 챌린지(1~2)

1. 계절을 주제로 글 쓰기 바닥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찬기가 온몸을 간지럽혔다. 몽롱한 정신으로 한참 이불을 끌어올리기만 하다가, 결국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비척거리면서 침대 뒤 편의 창문 앞에 바로 섰다. 암막 커튼을 젖히자마자 각막을 찢어버릴 것처럼 쏟아부어지는 햇살에 눈을 질끈 감고선, 더듬거리면서 찬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원인을 찾았다. 당장이라도 깨질 듯 차갑게 얼어붙은 유리를 위아래로 더듬으며 헛손질만 하길 몇 번. 미세하게 열려있는 창문 틈을 찾자마자 신경질적으로 문을 거세게 닫았다. 그 반동으로 반대쪽 창문이 빼꼼 열려 이젠 오른편에서 아까보다 거센 찬바람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이렇게 상쾌한 하루일 수가 없었다. 분명 저번 주만 해도 그 자식이 단풍구경 가자면서 시끄럽게 굴었던 거..

1차 2021.11.28